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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하는 것과 이루고 싶은 것들이 한 가득인 2003 '일서일'이 도전하고 기록하는 VLOG

2021.10.18 START

내가 만드는 나(2021-고삼)/공모전 참가

제17회 전국 청소년 저작권 글짓기 대회 입선작

일서일 2021. 11. 24. 15:51

아직 수상되었는지는 확인 못했지만 이 포스팅 올리는 날은 수상작 나온 하루 뒤다.. 후달달 떨려..

ㅇㅓ쨌든 열심히 작성한 글이니까 여기에 한번 올려 저작권!!!!!!에 대해 한번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보시는 분들께 만들어줄 수 있을거 같아 올려보게 되었다.

 

- 입상작이다!! 더 높은 곳을 노렸지만..헤헤 아쉽다.그래도 귀중한 경험이 되었다.-


 홀가분하다. 오늘 드디어 3년 동안의 고등학교 생활을 마침표 찍는 대학 합격증을 받았다. 예비가 6번까지 빠진 적은 거의 없었는데 이건 엄청난 행운이다. 그전까지 대학만을 바라보고 달려오던 나는 지금을 만끽하기 위해 노력을 해왔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행복한 감정이 나를 종일 감싸돌았다. 이제는 눈치 보지 않고 내가 하고 싶은 것들을 할 수 있다. 나의 ‘입시 끝’ 버킷리스트 첫 번째가 벼르고 벼르던 ‘오징어 게임’이란 영화를 보는 것이다. 나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영화 볼 준비를 다 하고 침대에 누웠다.

“누나, 그 영화 볼 거면 나도 같이 봐!!”

헤드폰 너머로 웅웅거리는 동생의 목소리가 집중을 깨뜨린다. 이럴 거면 빔프로젝터 내 것만 미리 살걸. 같이 보고 싶지만 이 영화는 폭력적이라 어쩔 수 없다. 동생에게 이 영화에 무서움을 단단히 일러 준 뒤 재생하기 버튼을 눌렀다.

“나 오징어 게임 리뷰 영상 많이 봐서 괜찮아! 제발 좀 같이 보자고~!!”

계속 귀찮게 하는 동생 때문에 짜증이 난 나는 벌컥 방문을 열고 나가 눈을 부릅뜨고 동생에게 따지는 듯 물었다.

“너 이 영화 어떻게 알았어? 너 같은 꼬맹이는 보면 안 되거든?”

“그거 유튜브에 엄청나게 뜨던데? 나 사실 결말도 알고 있어! 안 보여주면 스포할 거니까 빨리 같이 보자고오.”

동생의 얼굴이 울상으로 변했다. 정말 유튜브로 들어가 보니 오징어 게임 영화를 리뷰한 유튜브 영상이 한둘이 아니다. 게다가 결말포함이라는 제목들이 주를 이뤘다. 썸네일에 대놓고 흑막이라 이마에 쓰인 등장인물이 내 눈을 의심케 했다. 친구들이 오징어 게임에 오자만 꺼내도 화를 냈는데… 갑자기 들떠있던 기분이 팍 식었다. 재빨리 눈을 돌리고 동생에게 줄거리를 얼마나 알고 있냐고 물었다.

“아니, 유튜버들이 영화 짧게 만들어서 보여주면서 해설해주는데 어떻게 몰라. 처음부터 결말까지 축약해서 보여주고 해석도 해주던데?”

“그러면 왜 봐, 이미 다 본 거나 마찬가지인데.”

“아…. 아니 그래도 그 사이사이 내용도 알고 싶어서…”

휴, 한숨이 나온다. 동생을 뒤로하고 나는 다시 침대에 가서 몰입하기 시작했다. 영화 줄거리, 심지어 결말까지 알려주는 유튜버들은 명백히 저작권 침해 아닌가? 아까 보니 저작권을 침해한 영화 유튜버들이 한둘이 아닌듯 싶다. 집중이 끊긴 나는 영화를 멈춰놓고 노트북을 켜서 자세히 찾아보니 조회수가 백만이 넘어가고 구독자수가 백만이 넘어가는데 아직도 활발한 활동을 하는 유튜버들이 많이 보인다. 문득 이런 유튜버들이 백만 유튜버가 될 때까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 영화 제작사들이 궁금해졌다. 

‘영화를 리뷰하는 유튜브 영상의 저작권, 안전할까?’

궁금증을 이기지 못하고 영화를 중단한 뒤 책상에 앉아 검색창을 클릭했다. 계속 저작권 관련해서 검색해보지만 뚜렷한 답변이 나오지 않는다. 공정사용, 그러니까 저작권 자료를 비평, 해설, 뉴스 보도, 교육, 학문 또는 연구에 사용하는 경우 공정 사용으로 간주하여 저작권을 침해하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를 보지 않고 영화리뷰만으로도 영화의 내용을 알게 된다면 영화 제작자에게 큰 피해가 가지 않는 걸까?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야! 너 오징어게임 영화리뷰 몇 편 정도 봤어?”

“네 편 넘게 봤어, 왜!!”

날카롭게 동생이 소리쳤다. 저 성질 하고는. 한 사이트에 들어가 보니 나와 비슷한 질문의 답변이 있었다. 

‘유튜버가 저작권이 있는 저작물을 활용해 리뷰 영상을 제작하려면 저작권법 제46조에 따라 사전에 제작사나 배급사의 동의를 구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저작권법은 친고죄이기 때문에 영화 제작사에 판단에 따라 처벌의 여부가 나뉘기도 한다.’

애매모호한 답변에 노트북을 덮었다. 저작권법에서 지켜야 할 선이 명확하지 않다면 이를 악용하는 사람들이 생기지 않을까하는 또 다른 궁금증이 머릿속을 헤집었다. 괜히 찾아본 것 같다. 하지만 이놈의 궁금증은 참을 수가 없다. 동생이 보던 유튜버 중 구독자 수가 많던 유튜버 이름을 치니 저작권에 관련해 변호사가 인터뷰한 영상이 제일 상단에 떴다. 

‘안녕하세요. 오늘은 변호사분을 데리고 영화리뷰 저작권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영화 리뷰 채널을 운영할 때 제일 신경 써야 하는 게 저작권이죠. 하지만 결말을 포함해 영화를 보지 않아도 본 것만 같은 저작권을 침해하는 영상들이 많이 있고 이를 이용해 천만 조회수를 넘긴 유튜버들이 많이 보이는데 이들이 어떻게 왕성하고 장기간 활동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러한 유튜버들은 두가지로 나뉘는데요. 첫번째,저작권자인 영화사의 허락을 받았거나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나 별도의 허락 없이 사용하는 경우입니다. 특히 유명한 영화 유튜버는 요즘 영화권리자로부터 따로 홍보자료를 받아 허락된 범위내에서 자료를 씁니다. 둘째는 저작권자가 아직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거나 걸리지 않은 것이라 봐야 합니다. 아니면 이미 광고 수입을 저작권자가 가져가는 방식으로 처리를 했을 수도 있고요.’

나는 잠시 멈추고 유튜브에 들어갔다. 첫 번째에 해당하는 유튜버들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몇시간짜리를 10~20분 내외로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만든 영상들이었지만 스포를 우려해 결말을 포함하는 영상을 영화사에서 내주는 경우가 거의 없다고 변호사는 덧붙였다. 실제로 외국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리뷰하게 되었는데 영화는 오래전에 출시되었지만, 한국에서도 뒤늦게 흥행이 되어 영화 제작사 또한 큰 이득을 얻을 수 있었던 사례가 있고 영화 제작사 입장에서는 이 유튜버들을 상대로 법적 조치 취하는 것보다 홍보수단으로 함께 하는 것이 전략적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 하는 경우도 있다고 영상 속 변호사는 말한다.

‘그렇다면 영화리뷰 유튜버와 영화 제작사 모두가 저작권 내에서 이득을 보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일단 제가 앞서 말한 영화 제작사에게 허락을 받거나 저작권 보호 기간이 끝난 영화를 리뷰하는 두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또 하나는 유튜버들이 영화 제작사에도 도움이 되고, 공정 이용에 일치되는 방향으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합니다. 현재의 영화 리뷰 유튜버들을 바라보면 중요한 관전 포인트나 결말까지 스포일러 하는 등 공정 이용에 맞지 않게 만들어진 영상도 많습니다. 영화 리뷰 영상을 제작하며 주관적인 자신만의 생각과 자신의 관점으로 다시끔 만들어낸 영화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와 해석을 전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공정이용에 부합하는 건전한 저작권을 지키는 환경이 될 것입니다.’

이제야 모든 것이 다 정리된 기분이었다. 긴 영상을 끝마치고 침대에 누워 영화를 마저 보았다. 나는 영화 제작사와 영화 리뷰 유튜버가 마치 악어와 악어새 같아 보였다. 사실 악어는 일생 3천 개가 넘는 이빨이 새로 나오기에 굳이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해 줄 누군가를 필요해 하지 않는다고 한다. 어쩌면 공생의 관계가 아니라 악어가 악어새를 위해 조금의 배려를 하는 게 아닐까? 그러나 악어가 언제나 악어새를 잡아먹을 수도 있듯이 영화 제작사가 저작권을 침해한 영화 유튜버들을 고소하고 채널을 삭제하게 만들 수 있다. 나는 엔딩 크레딧에 무수히 올라가는 이름들을 보며 이 수많은 노력이 깃든 영화의 저작권이 남용되지 않고 영화리뷰 유튜버와 영화 제작사가 악어와 악어새의 보편화된 의미에 공생하는 관계로 지속,발전하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날 밤, 나는 악어 이빨을 청소해주는 악어새가 악어 옆에서 함께 잠을 자는 꿈을 꾸었다.

 


 

이 공모전 준비하면서 즐거웠고 이렇게 입선으로 선정되어 기쁘다!!

솔직히 선정되었나 마음 졸이면서 봤는데 안타까움이란 감정...!

수고했다고 내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